세계은행은 최근 ‘21세기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에 따른 한국의 인적자원개발’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중앙 정부가 학교 형태는 물론 학생입학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임용 입학금 등록금까지 규제하고 있으며 교육서비스에 있어서 공사립간 구별이 없다”면서 “교육시스템 전반에 대한 통제가 교육을 경직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전문성과 기술부족을 불평하고 정부는 현 교육시스템이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고 한국 교육현실을 진단했다.
대학교육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의 거의 똑같고 △학생들은 거의 같은 지식과 기술을 갖게 돼 시장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시장의 요구와 교육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기제를 개발하고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력 정보통신기술력 사고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세계은행의 이 같은 처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교육정책 권고안과 유사하다.
OECD는 최근 권고안에서 “국가 전체의 교육과 훈련을 통제 관리하기보다 국가적 정책목표가 잘 이행되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 도 당국과 일선 학교들이 자기 통제 하에 교육 훈련의 질을 평가 통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또 “교육 정책의 목표는 교원들이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에게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 종사자들이 교육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잘 관리되고 조직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과 OECD의 이 같은 평가와 권고는 거의 매번 되풀이되는 것으로 한국 교육의 갖가지 개혁안에도 불구하고 변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