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 이혜훈(李惠薰)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재정대책’ 논문에서 “보건복지부가 올해 의보적자를 3조9714억원으로 발표했으나 의약분업 등의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1월의 보험급여 지급실적을 기준으로 했지만 1월 지급액 중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진료분은 26.83%에 불과해 2, 3월의 급여비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적자가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청구된 보험 급여는 1조2305억원으로 1월(1조1008억원)보다 11.7%, 2월(1조782억원)보다 14.1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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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구위원은 “올해 시행된 상대가치수가제와 수가인상이 의료기관의 진료내용과 진료량을 늘려 급여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김한중(金漢中)보건대학원장도 9일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토론회에서 “‘진료→ 급여 청구→심사→지급’ 과정에 2개월 가량의 차이가 있다”면서 “정부의 발표는 올해 수가인상 효과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당초 발표는 신뢰성이 없어 5월까지 지출 추세를 봐서 정확한 재정추계를 할 계획”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는 진료건수 증가에 따른 급여 추세 및 수가 인상이 급여 지출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해 재정을 추계한 뒤 의보료 인상률을 정하기로 했다.
의보적자가 커지면 의료보험료 인상폭과 국고의 추가 투입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지출 요인을 줄이기 위해 수가 인하가 불가피하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