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의료보험료 인상 및 국고지원 확대와 함께 소액 진료비 본인부담, 포괄수가제, 의료저축제 및 민간보험도입, 약국 조제료 인하 등의 중장기 대책을 제시했지만 이해가 엇갈려 시행하기 만만치 않은 과제다.
▽재정위기 실체〓정부는 지난달 16일 의보재정 적자 규모를 약 4조원으로 발표한 뒤 “1∼2월 보험급여비 지급 실적, 1월 수가 인상분, 환자 본인 부담금 인하 등 지출 증가요인을 반영해 3월 이후 급여비가 폭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학계에서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도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최근 국회에 “(기존 발표는) 신뢰성이 있는 추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했을 정도다.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밀하게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재정대책) 발표가 늦어진다. 문제는 적자 규모다. 부족한 자금이 나와야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고 자주 말하고 있다.
1·4분기가 지났는데도 적자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운 이유는 의약분업의 영향이 정부의 예상과 분석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기 때문. 지난해 상반기와 11월 이후 보험 급여비를 비교할 때 입원 진료비는 9% 늘어난 반면 외래 진료비는 71.8% 증가했다. 재정악화는 의약분업과 수가인상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외래환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의보재정 대책 각계 입장 | ||||
내용 | 보건복지부 | 대한의사협회 | 건강연대 | 학계 |
의약분업 | 계속 시행 | 임의분업 희망(병협은 외래조제실 허용요구) | 계속 시행 | 문제점과 왜곡된 부분 보완 |
의보료 인상 | 20%이상 검토 | 찬 성 | 필요한 만큼만 조 정 | 불가피 |
건강(증진)세 신설 | 공식검토 안함 | 입장유보 | 반 대 | 비효율적 |
의보수가 인하 | 검토 | 반 대 | 찬 성 | 조정필요 |
의보재정 통합 | 계획대로 시행 | 반 대 | 찬 성 | 재검토 필요 |
민간보험 도입 | 검토 | 찬 성 | 반 대 | 검토 필요 |
소액진료 본인부담 | 검토 | 반 대 | 반 대 | 검토 필요 |
의료저축제도 | 검토 | 반 대 | 반 대 | 검토 필요 |
차등수가제 | 검토 | 반 대 | 긍정적 | 검토 필요 |
포괄수가제 | 검토 | 반 대 | 긍정적 | 검토 필요 |
처방-조제료 통합 | 검토 | 반 대 | 찬 성 | 찬성 |
▽대책과 논란〓정부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의보재정 위기가 오히려 독(毒)보다 약(藥)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안은 의보재정을 살리고 환자(소비자)의 권리를 높이는 대안적 성격이 짙지만 의료계 약계 정부 국민 등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정부가 반대하는 집단의 이해를 구하고 정책을 관철시킬 만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중 소액진료비 본인부담제는 복지부가 올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적극 검토’ 방침을 밝혔고 민간보험은 지난해 5월 규제개혁위원회가 도입을 권고했지만 모두 비판 여론에 밀려 주춤한 상태다.
의료예산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해 놓고 의료계 내부에서 자체 배분하는 총액예산제, 진료행위에 관계없이 질병별로 수가를 매기는 포괄수가제는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다.
연세대 김한중(金漢中)보건대학원장은 “정부 여당이 의보재정 적자규모와 원인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진솔하게 사과한 뒤 대책에 대한 국민 협조를 요청해야 하며 의료계와 약계도 고통분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의보재정 대책 각계 입장 | ||||
내용 | 보건복지부 | 대한의사협회 | 건강연대 | 학계 |
의약분업 | 계속 시행 | 임의분업 희망(병협은 외래조제실 허용요구) | 계속 시행 | 문제점과 왜곡된 부분 보완 |
의보료 인상 | 20%이상 검토 | 찬 성 | 필요한 만큼만 조 정 | 불가피 |
건강(증진)세 신설 | 공식검토 안함 | 입장유보 | 반 대 | 비효율적 |
의보수가 인하 | 검토 | 반 대 | 찬 성 | 조정필요 |
의보재정 통합 | 계획대로 시행 | 반 대 | 찬 성 | 재검토 필요 |
민간보험 도입 | 검토 | 찬 성 | 반 대 | 검토 필요 |
소액진료 본인부담 | 검토 | 반 대 | 반 대 | 검토 필요 |
의료저축제도 | 검토 | 반 대 | 반 대 | 검토 필요 |
차등수가제 | 검토 | 반 대 | 긍정적 | 검토 필요 |
포괄수가제 | 검토 | 반 대 | 긍정적 | 검토 필요 |
처방-조제료 통합 | 검토 | 반 대 | 찬 성 | 찬성 |
*학계입장은 사회정책학회 보건행정학회 공공경제학회 토론회 주제발표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