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전 재경차관 '아들 비밀결혼식' 화제

  • 입력 2001년 4월 9일 23시 14분


최근 공직에서 물러난 이정재(李晶載)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재임 때 아들 결혼식을 몰래 치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과천 관가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전차관은 아들 결혼식을 퇴임 2주일 전쯤 치르면서 장관에겐 물론 차관 일정을 일일이 점검하는 담당 비서관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

시내 모처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나마 혼사가 알려진 것은 과천 재경부에서가 아니라 그의 맏형이 행장으로 있는 기업은행의 한 임원에 의해서였다. 혼사 당일 행장 일정을 체크하던 그에게 “조카 결혼식이 있어 잠시 외출했다”는 정보가 들어온 것.

이 전차관은 그날 비서관에게도 “잠시 볼일이 있어 나갔다 오겠다”며 아무도 모르게 자리를 비웠다는 것. 이런 일이 기업은행에서 돌고 돌다가 과천까지 알려진 것은 이 전차관이 이미 퇴임한 후였다. ‘청렴한 공직인’으로 알려진 그는 공무원 생활 중 모은 돈도 별로 없어 아들이 살 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살고 있던 잠원동 50평 아파트를 팔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가락동 연립주택으로 옮겨 아들에게 2층을 내주고 본인은 1층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의 한 과장은 “평소의 꼿꼿한 행동을 보더라도 그렇게 할 분”이라면서도 혼사가 열리는지조차 몰랐던 일을 못내 아쉬워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