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심술' 전국 몸살 앓는다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37분


사상 최대의 황사(黃砂)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오늘은 황사가 비에 섞이는 바람에 대기 중에서 관측되지 않았으나 아직도 전국이 황사 영향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황사띠’는 일본 홋카이도∼한반도∼중국 보하이만∼중국 화중지방에 길게 이어져 있는 상태. 올 들어 5번째 발생한 이번 황사는 유난히 규모가 크고 강력해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거리를 다니기 힘들 정도다.

올 들어 11일 현재까지 황사가 관측된 날은 모두 17일(서울 기준). 이는 황사 관측이 시작된 1961년 이후 연간 관측일수로 가장 많은 것이다. 이전에는 93년의 14일간이었다. 황사는 주로 3∼5월에 발생한다.

황사가 장기간 계속되자 결막염과 비염환자 등이 급증해 병의원에 많은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K안과는 “3월부터 눈병환자가 2배 이상 늘어 하루 70∼80명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의 대부분은 ‘황사 알레르기’ 등으로 눈이 충혈되고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또 승용차가 흙먼지로 뒤덮이는 바람에 세차장도 호황이다. 피부보호 상품들도 ‘황사 특수’를 맞았다. 서울 중구 L백화점은 3월부터 화장품, 선글라스, 모자, 유모차 덮개 등의 매출이 30% 정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황사는 ‘3박자’가 들어맞은 경우라고 설명한다.

우선 중국과 한국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흙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3월 강수량은 평년의 39%에 불과하고 4월 강수량은 현재 1㎜(서울)에 불과하다.

두번째로 올해는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유난히 약해 중국 내륙으로 기압골이 연이어 통과했다. 기압골이 지나가면 흙먼지가 대기 중으로 끌려 올라가 편서풍을 타고 한국과 일본까지 날아오게 된다.

세번째는 중국 황허(黃河) 북부와 내몽골지역이 과잉 경작과 물소비 급증으로 급속히 사막지대로 바뀌고 있다는 점. 이에 따라 8일 한중일(韓中日) 3개국 환경장관들은 중국내륙 생태복원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고 한국은 향후 5년간 500만달러를 들여 중국내 나무심기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런 조건이 계속된다면 5월까지도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외출 후 깨끗이 씻고 양치질에 신경써야 안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덕날씨 "감기조심"…12일 서울4도 쌀쌀▼

12일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고 대관령은 영하 3도가 예상되는 등 쌀쌀한 날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12일은 평년보다 2도 낮고 11일 아침보다는 6, 7도나 떨어져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은 서울 인천 대전 광주는 4도, 수원 2도, 춘천 0도, 대구 7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15∼20도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아 일조량이 부족, 땅이 식어 12일 기온이 내려가는 것”이라며 “12일은 맑은 날씨가 예상되기 때문에 13일 다시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