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자랑하는 최첨단 장비로 체크인, 수하물처리, 운항정보를 종합해 자동처리하는 종합정보통신시스템(IICS)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게 됐다. 이에 따라 이 시스템 구축에 투입된 1000억원이 공중에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최근 관계기관 종합대책 회의에서 인천공항 개항 전 시험 테스트에서 잦은 오작동으로 문제를 빚어 현재 준자동 또는 수동으로 가동하고 있는 이들 핵심 설비를 완전 자동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여객 관리 핵심설비인 IICS는 항공사 공용 체크인시스템(CUS) 수하물처리시스템(BHS) 운항정보시스템(FIS)과 연동 운영되는데 이의 연동이 불가능해짐으로써 항공기 이착륙, 게이트 배정, 전력 문제가 전자동으로 처리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첨단장비를 구입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해 상반기 중 감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는 16일 “인천공항 개항 후 2주 동안 정상화 체제 전환을 위한 기술적 검토를 했으나 시스템간 정보를 이동시키는 정보전달장치(IB)가 계속 불안정해 IICS의 하부시스템 39개 중 이들 3개 시스템을 연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개항 전 여러 차례 실시된 종합시험운영에서 발견된 시스템 오류가 대부분 정보전달장치가 다운돼 일어났지만 지금까지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며 IB를 이용한 이들 시스템간 정보 교환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건교부는 30만달러를 별도 투입해 이들 여객정보 처리체계를 전용 케이블로 직접 연결, 시스템간 정보 충돌을 원천적으로 예방키로 했다. 이 케이블은 이달 중 설치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개항 후 전문가들과 자동화 전환을 논의한 결과 공항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IICS와 핵심 신경조직, 정보전달장치를 연결해 자동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어느 공항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IB를 적용하려던 것이 과욕이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취항 중인 국내외 항공사들로 구성된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김포공항보다 19.7% 비싼 사용료를 내면서도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사에 대해 공동으로 손실 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시스템이 자동화되지 않아 항공사 직원들이 별도로 투입돼 착륙한 항공기의 게이트 배정과 운항 정보 등을 손으로 입력하고 있다.
공사관계자는 “현재 FIS, BHS, CUS를 IICS와 분리시켜 별도로 운영할 경우를 대비한 시스템 운영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며 “핵심 시스템이 IICS와 연동이 되지 않더라도 공항 이용객들에게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