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춘(柳錫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모든 신문이 광고와 독자 확보 문제에서 같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시장과 독자를 배분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이건 자유경쟁의 논리에 어긋난다.
지금 경제와 교육, 남북관계에서의 실정 때문에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비율인 신문시장에 그렇게 집착하는 정부의 의도를 묻고 싶다.
또 KBS, MBC, 대한매일의 사장 인사에 개입하면서 신문의 편집권 독립을 운운할 자격이 있나 싶다. 방송과 대한매일에 비하면 신문의 편집권이 훨씬 독립적이다. 안 하겠다고 하긴 했지만 외부단체의 입을 빌려 ‘편집권 독립 입법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이창현(李昌炫·국민대 언론학부) 교수〓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란 좋은 이야기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주로 원론에만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다. 두루뭉실한 이야기 외에 명확한 각론이 없다는 말이다.
현 정국에서 언론개혁 논의는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이 사실을 100%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개혁 논의가 과연 순수한 언론자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신문시장은 언론사가 자유롭게 광고주, 독자와 접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공동판매제와 같은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우리 언론이 기반하고 있는 자유주의적 질서에 위배되지 않나.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