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소장이 부하 돈 가로채 잠적

  • 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47분


국방부 산하 국방군사연구소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소장 조모씨(55·육사 24기)가 현역 시절부터 부하 등의 돈을 거액 가로챈 뒤 잠적, 경찰이 지명수배를 하고 수사에 나섰다.

18일 경찰과 피해자들에 따르면 조씨는 교육사령부 교육훈련부장으로 있던 99년부터 군사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난해 9월까지 현역 부하장교 등으로부터 현금 이외에 가계어음을 통해 수억원을 가로챘다.

피해자 A씨(예비역 대령)는 “조씨가 현역 소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초부터 대전 K은행에서 발행한 가계수표 5000만원어치를 받고 돈을 꿔주는 등 모두 1억5000만원을 빌려줬으나 잠적해 버려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A씨는 “상관의 요청이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역 장교인 B씨도 조씨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때 보증을 섰다가 월급 압류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B씨는 “조씨에게 당해 월급압류 등으로 고생하는 현역 영관급 장교가 상당수 있으나 정확한 피해자수와 피해액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육군 소장으로 예편, 다음달 국방연구원(KIDA) 부설 국방군사연구소장에 취임했으나 원로 연구원을 폭행한 혐의로 직원들에 의해 검찰에 고소됐으며 국방부는 이를 계기로 군사연구소를 해체하고 지난해 9월 국방군사편찬위원회를 창설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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