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관람한 340만여 명의 관객들 사이에서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가를 놓고 영화팬들 사이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나리오는 학창시절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했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온 곽경택 감독이 처음으로 본보 기자에게 입을 열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살인사건은 부산 동구 범일동 국제호텔 나이트클럽 앞에서 일어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는 93년 7월8일 오전 1시경 부산 중구 중앙동3가 S은행 앞에서 벌어진 폭력조직간의 살인사건이 배경.
실제로 ‘칠성파’의 행동대장이던 A씨(준석·유오성)는 한때 친구이기도 했던 ‘20세기파’ 행동대장 B씨(동수·장동건)를 살해하도록 행동대원들을 사주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준석과 동수는 실제로는 영화내용처럼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영화 속의 준석과 동수 상택(곽경택)이 어린 시절 조오련과 물개의 수영시합 이야기를 하며 함께 물놀이하고 고교시절까지 절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묘사된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준석은 곽감독과 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친구였으며 동수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준석을 통해 알고 지낸 정도였다.
준석의 아버지도 영화에서처럼 조직폭력계의 대부는 아니며 동수의 아버지는 영화내용과 똑같지는 않지만 장의업과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또 상택이 준석의 집에 놀러가 여자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장면은 실제로는 곽감독이 A씨와 중학생 때 있었던 일이라는 것.
상택이 가출해 준석을 찾아갔을 때 “니(너)는 니대로 살아라. 내(나)는 내대로 살게”라는 대사의 대목도 곽감독이 대학진학에 실패한 뒤 A씨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놨을 때의 일.
유오성의 신들린 듯한 마약중독자 연기는 실제로 곽감독이 대학시절 A씨를 찾아갔을 때 직접 목격한 것이다. 그 때 새로 사서 입고 갔던 오리털잠바를 A씨에게 주고 온 것도 실제상황.
준석과 상택이 돌아가신 준석의 어머니에게 보낼 카드를 산다며 남포동 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은 사실은 군대에 간 A씨의 형에게 보낼 위문카드를 사기 위해 함께 거리를 배회한 추억을 각색한 것이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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