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명물 영도다리 살립시다" 보존운동 급속 확산

  • 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52분


60년대 영도다리(사진 위)와 최근의 영도다리
60년대 영도다리(사진 위)와 최근의 영도다리
‘영도다리를 살리자.’

다리가 들리는 도개교(跳開橋)로 유명한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가 철거될 운명에 처하자 지역 문화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존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 다리는 인근에 들어설 부산 제2롯데월드 빌딩이 주변도로를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넓히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가 나 10월경 철거될 계획.

시민단체인 ‘부산을 가꾸는 모임’은 21일 오후 영도다리에서 ‘영도다리 철거 다시 생각하자’는 주제로 시민공청회 및 문화행사를 갖는다. 향토 문인이 주축이 된 ‘영도다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영도다리에 대한 추억을 소재로 한 글과 사진, 노랫말을 모아 자료집으로 발간하고 시화전도 열 예정.

일제강점기인 1934년 개통된 영도다리는 육지쪽 31.3m의 다리 부분이 하루에 두 번씩 들려 관광명물이 됐다. 무엇보다 6·25전쟁 때 각지에서 몰려 내려온 피란민들이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부르며 망향의 설움을 달래 국민의 기억 속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66년 9월1일을 마지막으로 다리를 드는 것이 중단된 영도다리는 그 후 인근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서 하루벌이로 살아가던 서민들, 젊음과 낭만을 즐기던 연인들에게 희망과 만남을 안겨주는 약속장소로 유명했다.

지금도 다리 난간에는 사람을 찾는 빛바랜 글씨와 편지들이 구구절절하게 붙어 있어 고금(古今)을 오가는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한 시민은 “부산시민과 애환을 함께 해온 영도다리는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상징물”이라며 “부산의 명물로 계속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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