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두교수 퇴임강연]"동아방송은 방송저널리즘 이정표"

  • 입력 2001년 4월 18일 23시 32분


현재 공영방송의 보도 태도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80년 신군부의 언론 강제통폐합 조치로 사라진 동아방송(DBS)이 한국 방송저널리즘에서 특이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학계에서 제기됐다.

강현두(康賢斗·한국디지털위성방송 대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8일 서울대 사회대 교수회의실에서 가진 퇴임강연을 통해 “박정희정권 시대에는 아직 방송의 언론적 인식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인데도 동아방송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많지 않은 독특한 ‘언론적 방송’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교수는 “동아방송의 보도는 동아일보 편집국 방송부에서 담당했고 ‘뉴스의 라디오적 보도 형태’를 띠었다”면서 “동아방송의 케이스를 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역사적 언론학적 의미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공사(KBS) PD 출신으로 서강대를 거쳐 서울대 강단에 서온 강교수는 ‘체험적 한국 방송 40년’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특히 동아방송의 ‘앵무새 사건’은 방송언론과 정치 간의 저널리즘적 갈등에서 결과한 사건으로 방송학자들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교수는 “앵무새 사건은 1964년 6월 ‘6·3 사태’ 속에서 동아방송의 ‘앵무새’ 프로그램의 제작진과 기자, 간부 등 7명이 내란선전선동과 반공법 위반, 학생데모 배후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일로 한국 방송언론에 대한 첫 탄압사건”이라고 소개했다.

강교수는 최근의 방송 환경과 관련해 “한국의 방송은 앞으로 정치적인 논리나 이념적 논리에서 벗어나 방송 본연의 논리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동료 교수와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해 강교수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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