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방차관집 달러등 거액 털려

  • 입력 2001년 4월 21일 00시 09분


국방부 차관 집에서 운전병이 미화 수만 달러와 현금 및 수표 등 3700여만원을 훔쳐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문일섭(文日燮·58·당시 국방부차관)씨의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 집안 안방에 있던 속칭 ‘007 가방’ 에 든 미화 1만7000여달러, 현금 800만원, 10만원권 수표 70장 등 현금 3700여 만원과 통장 등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품 중에는 또 아파트 등기권리증 등 재산서류, 신상명세서, 공직자 재산공개서류, 이력서 등 문씨의 재산 및 신상관련 서류가 포함돼 있었다.

이날 저녁 문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 아파트 열쇠를 갖고 있는 운전병 이모 상병(21)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던 중 이상병이 최근 캠코더를 구입하면서 사용한 수표를 추적해 18일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곧바로 군 헌병대에 이상병의 신병을 이첩했으며 이상병은 곧바로 절도혐의로 구속됐다.

이상병은 경찰에서 “사회생활할 때부터 지고 있던 빚 14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며 범행 당일 문씨를 출근시킨 뒤 집에 아무도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금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도난 당시 국방차관이었으나 1일 차관인사에서 교체됐다. 전남 강진 출신의 문씨는 광주고와 육사(23기)를 나와 군수지원사령관, 연합사 군수참모부장, 국방부 획득실 본부장 등을 지낸 군수통이다.

문씨는 20일 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도난 당한 가방은 개인 신상 서류와 집안에 있는 돈을 넣어 보관해두는 일종의 개인금고나 마찬가지”라며 “미화는 올들어 7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오며 남은 돈과 지난달 26일로 계획돼 있던 해외출장을 위해 마련해둔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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