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관련자 경고〓집단행동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 경찰청은 22일 ‘이청장은 집단행동을 사전에 몰랐으며 비서실장은 집단행동에 개입은 했지만 주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청은 경찰대 총동문회장인 황운하(黃雲夏·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경찰대 1기)경정과 경찰청장 비서실장인 길병송(吉炳松·경찰대 2기)경감에 대해 서면경고를 했다.
김후광(金厚光) 감찰담당관(총경)은 “황경정은 집단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위를 주도했고 길경감은 동문회 모임에 참석, 신중하지 못한 처신을 했다”며 “두사람에게 앞으로 오해를 살 만한 행위를 하지 말라는 뜻에서 경고했다”고 밝혔다. 길경감은 성명서가 나오기 전 황경정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17일 1차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 감찰담당관은 “이들의 행동이 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법상의 ‘집단행동’은 아니라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정식 징계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또 “경찰수뇌부도 동문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언론을 통해 알았으며 처음에는 건의문을 만든다고만 들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19일 갑자기 성명서가 나와 경찰청장에게 보고하려 했으나 경찰청장이 사회관계장관회의 관계로 총리실로 바로 출근해 제때 보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의혹과 비난 확산〓이같은 경찰의 발표내용에 대해 경찰내부에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찰대 출신인 한 경찰간부는 “평소 이청장과 길경감의 ‘특별한 관계’에 비춰볼 때 이번 집단행동에 길경감이 보조적으로 개입했고 이청장은 몰랐다는 감찰결과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길경감은 84년 이청장이 경찰대학 총무과장으로 있을 때 2기 학생회장으로 인연을 맺은 뒤 99년1월 이청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되면서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현재까지 이청장을 보좌해온 사람.
한 경찰간부는 “길경감은 이청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그동안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며 “이번 일에 주도적이든 보조적이든 그가 개입했다는 것 자체가 이청장 의 몇몇 충성파들이 경찰조직을 움직인다는 내부 우려를 확인시켜준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본보 취재진은 길경감의 해명을 직접 들으려고 전화접촉 등을 시도했으나 21일 이후 연락이 두절돼 듣지 못했다.
또 다른 일선 경찰관은 “경찰 조직의 특성상 이청장이 사전에 집단행동 움직임을 몰랐다면 그 자체도 문제”라며 “집단행동 관계자들에 대해 ‘꾸중’정도에 지나지 않는 서면경고에 그친 것은 결과적으로 집단행동을 묵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간부는 “대우차 노조원 폭력진압과 관련, 직접적으로 현장 지휘책임이 없는 이청장을 경질하라는 노동계의 주장에도 무리가 있지만 사태수습 과정이나 성명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장이 조직보다 자신의 보신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한 인상을 풍겨 실망했다”고 말했다.
<허문명·최호원기자>angelhuh@donga.com
[동영상]박변호사 발언내용 (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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