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과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냉방공사가 진행중이거나 끝난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3, 4호선), 시청역(1, 2호선), 강남역(2호선) 등 3개 역사의 내부 대기 오염도를 2월 중순부터 두 달간 측정 분석한 결과 석면이 다량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시청역 환기실의 경우 석면 검출량이 미국의 실내환경기준치(0.01개/1㏄)보다 최고 2.6배 높게 나타나는 등 시청역 측정 지역 6곳 중 매표소와 환승 통로 등 4곳에서 미국 환경기준치보다 높은 0.011∼0.026개/1㏄의 석면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또 역사안 냉난방 환기구 내부에 쌓여 있는 먼지에서도 상당량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양장일(梁將一)사무처장은 “그동안 서울시는 ‘지하철 내에 석면이 없다’고 주장하며 정밀 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지하철내 석면 존재 여부가 비로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지하철노조측은 지하철공사측이 99년부터 1∼4호선 114개 역사에서 대대적인 냉방공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시공업체들이 석면이 포함된 일부 자재를 마구 뜯어내 상당량의 석면이 역사안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냉방 공사는 시청역, 을지로 입구역, 영등포구청역, 압구정역, 약수역, 충무로역 등 10개 역에서 진행중이며 올해 추가로 8개역에서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석면 자재가 들어간 건물에서 작업할 경우 작업장전체를 비닐로 싼 뒤 현장 노동자들이 산소마스크가 달린 방호복을 착용하도록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 공사장에는 이같은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