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서울시, 동물원-놀이터 애완견 출입금지

《서울에서 동물과 어린이들이 모이는 곳에는 애완견을 데려갈 수 없다. 또 일부 애완견 동행이 허용된 공원이라 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최근 논란을 빚은 ‘애완동물 공원 출입 금지’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 동물원과 어린이 놀이터를 제외한 공원에 제한적으로 동물의 출입을 허용키로 최근 확정했다.》

서울시는 1437곳의 공원 가운데 서울대공원(경기 과천시 소재)과 어린이대공원 등 동물원 2곳 및 어린이 놀이터 1122곳을 ‘애완동물 출입금지’ 공원으로 지정했다. 또 여의도공원 용산가족공원 등 313곳은 ‘제한적인 동물 출입허용’ 공원으로 지정해 애완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 경우 애완동물을 데리고 가는 사람은 애완동물이 공원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목줄과 입가리개를 반드시 채우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등은 전염병에 걸린 애완동물이 동물원에 수용된 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놀이터도 동물 배설물이 어린이들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어 출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은 “좋아서 기르는 사람들의 ‘애완견’일 뿐”이라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마땅히 규제되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 놀이터 등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 현실성 있는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공원에 데리고 갈 때 목줄에 입가리개까지 채우라는 서울시의 규제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동물학대방지연합 등 7개 단체들은 최근 “선진국처럼 광견병 예방필증 등을 소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만 13세 이상 500명(남녀 각각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1.2%가 애완동물의 공원 출입에 반대했으며 48.8%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차지완기자>marud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