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등 모럴해저드 심각 국내벤처 파산선고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임직원의 불법행위로 유럽의 모(母)기업을 해외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하게 만드는 등 국제적으로 나라망신을 시킨 국내 기업에 대해 파산이 선고됐다.

서울지법 파산2부(이형하·李亨夏부장판사)는 3일 벨기에 음성정보 기술업체 L&H사의 자회사인 L&H코리아가 “회사 전 대표의 분식회계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어렵다”며 지난달 낸 파산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회사의 전 대표가 매출액에 따른 성과급을 받아내기 위해 1억달러(약 1300억원) 상당의 매출을 허위로 조작하고 이를 본사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 사실이 밝혀져 수천억원대의 계약이 해지되고 부채(810억여원)가 자산(588억여원)을 초과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파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음성인식 기술업체로 꼽히던 L&H사는 L&H코리아측의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해 11월 미국의 나스닥과 유럽의 이스닥 상장이 폐지됐으며 현재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가 진행중이다.

L&H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영업이 중단됐으며 이 회사 전 대표인 서모씨는 현재 허위매출조작과 관련해 2건의 형사고소를 당한 상태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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