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퇴직공무원들 조선족 동포 체불임금-산재등 해결

  • 입력 2001년 5월 6일 23시 33분


6일 오후 5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서울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徐京錫)에선 작지만 의미있는 잔치가 벌어졌다. 노동부 퇴직공무원 8명과 조선족동포 2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외국인 근로자를 돕는 노동부 퇴직자 모임'(회장 신연호·申蓮浩·72) 1주년 기념행사.

77년 노동부 노정국장으로 퇴임한 신회장은 지난해 5월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퇴직 동료들을 중심으로 이 모임을 만들었다. 신씨는 한국인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조선족 동포를 우연히 만난 뒤 노동부 사무관 이상 퇴직자 모임인 '목요회'에서 무료상담 활동을 제안한 것.

이들은 매주 일요일 서울조선족교회에서 상담활동을 벌여 그동안 산재보상이나 임금체불 사례 321건을 접수, 이 가운데 106명에게 1억5000여만원을 받아내 줬다.

대부분 환갑이 넘은 이들 회원이 조선족에게 부당 노동행위를 한 30, 40대 한국인 고용주들을 상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반말에서부터 "나이 들어 브로커 짓이나 한다"는 악담까지 들어야 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종만(李鍾萬·64·공인노무사)씨는 "불법체류자도 체임을 다 받기 전에는 출국조치가 연기된다"며 "불법체류 사실때문에 정당한 요구마저 하지 못하는 조선족 동포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안타까워 했다.

신회장은 "노동부 퇴직 공무원들의 더 많은 참여와 도움을 독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문수(金文洙·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의원과 김송자(金松子) 노동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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