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은 이날 교육인적자원분야 장관 간담회에서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잡지에 논문하나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10년, 20년 전에 만든 노트 가지고 강의하는 일이 계속되는 상황에선 우리 교육이 발전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실력 없는 학생을 졸업시키니까 사회에 나가서 쓸모가 없게 된다”며 “실력 없는 학생들은 졸업을 어렵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일류대 졸업장이 일류 인재처럼 통하는 풍토, 교수 채용시 모교 출신 우선 관행 등의 문제를 열거한 뒤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대학개혁은 좋은 소리를 들으면 못한다. 온갖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영재교육 등을 둘러싼 토론도 있었다. 다음은 토론 요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내년부터 영재교육 관련법이 시행되는데 영재의 범위를 너무 넓지 않게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영재 판별에서 시비가 생겨선 안된다.
▽한완상 부총리〓IQ만 갖고 영재성을 판별해선 안되고 창의성과 모험심을 중시해야 한다. 영재교육이 고등학교까지만 돼 있는데 이를 대학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큰 문제다.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부장관〓기존의 과학고가 대학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기 어렵다보니 영재교육 기능을 상실하고 서울대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있다. 탁월한 소수가 필요한 만큼 소수의 영재 학교와 반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
▽김 대통령〓영재교육과 관련해 부작용 등을 세밀하게 검토해 필요하다면 관련법 실시(2002년) 이전에라도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차라리 일류 고등학교가 있는 것이 낫지 국가가 사람을 선정해서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영재학교는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지 잘못하면 또 하나의 일류학교만 운영하는 결과가 된다.
▽김 대통령〓정보화 교육과 관련해 대학이 제대로 된 인재를 배출하는지 의문이다.
▽김 노동부장관〓대학교육이 산업현장의 급속한 진전을 못따라 가는 측면이 있다.
▽한 부총리〓일부 전문대에서는 직장과 대학을 연결하는 주문형 교육을 하고 있다. 또, 경북대는 산업현장에 근무하면 학점을 인정하는 샌드위치교육을 하고 있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