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화투도 공무원 품위손상＂…행자부 '해설집' 발간

공무원이 당직근무 중 25분간 심심풀이로 점수따기 화투놀이를 했다면 ‘품위손상’ 행위에 해당된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공무원의 품위손상과 영리업무의 범위 등을 규정한 ‘공무원복무제도 해설집’을 발간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무원의 품위손상 행위에는 △근거 없이 상사를 고소고발하거나 인격을 비방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행위 △길에서 내연의 관계인 여성과 싸우고 상해를 입힌 행위 △정부훈령을 위반해 요정을 출입하다 적발된 경우 △예비군 훈련도중 2시간반 동안 이탈해 인근가게에서 술을 마신 행위 △여러 명에게서 거액을 빌린 뒤 돈을 갚지 않아 채권자들이 직장에 찾아와 분위기를 해치고 상사의 명의를 위조해 돈을 빌린 행위 등이 포함된다.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의 부동산 거래행위가 공익과 해당기관의 사회적 평가 등을 현저히 해친 경우에는 부동산 투기로 볼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도시개발공사 직원이 경기 파주지구의 개발정보를 미리 입수해 거액의 매매차익을 남긴 행위를 부동산 투기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무원이 직접 영리행위를 하더라도 공무의 능률이 떨어지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금지대상이 아니다’며 공무원이 여관을 매입해 임대한 행위에 대해 부동산 투기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행자부는 최근 국립대학 교수가 천안에 100가구 규모의 원룸 아파트를 지으려하는 것에 대해 영리업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공무원의 주식투자가 영리업무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대법원의 판례가 없으나 행자부는 근무시간(점심시간 제외)에 직장을 이탈해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품위를 손상하거나 영리업무 금지를 어긴 공무원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사안별로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공직자 행동강령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해 공무원의 복무의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