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씨 "한시간만 기다려주시지"…노모 병원 도착전 숨져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31분


‘어버이날’인 8일,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비리와 관련해 구속 기소된 이석채(李錫采)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모친(82)이 위독해지자 법원이 이 전장관에 대해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내려 석방했으나 이 전장관은 1시간여 차이로 모친을 임종하지 못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최병덕·崔炳德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이 전장관에 대해 “22일까지 보름간 구속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석방된 이 전장관은 부랴부랴 오후 6시경 모친이 입원해 있던 서울 한양대학병원으로 갔으나 협심증으로 고생해오던 모친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이 전장관은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모친의 병세가 악화되자 자진 귀국했었다.던 이 전장관은 구속된 직후 병석에 있던 모친을 만날 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에도 모친이 의식을 잃은 뒤여서 결국 이 전장관은 모친과 ‘정상적인’ 상봉은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날 모친의 시신을 삼성서울병원 영안실로 옮기고 조문객을 맞은 이 전장관은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 전장관은 조문객 이외에 보도진 등 외부인과의 접촉은 피했다.

8일 밤에는 아직 부음이 채 알려지지 않아 손학규(孫鶴圭) 한나라당 의원과 옛 재경부 동료, 친척 등 가까운 친지 60여명이 빈소를 찾아 이 전장관을 위로하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법원은 이 전장관의 모친이 숨져 구속집행을 보름간이나 정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장례 등의 절차가 끝나는 시점으로 구속집행 정지 기간을 앞당길지의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 02―3410―6917

<이명건·이정은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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