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부산 동의대 한방병원에서 80세로 타계한 권태성(權泰聖·부산 금정구 두구동)옹은 별세 하루 전인 11일 경성대에 자신의 성림농원 6000여평(부산 금정구 두구동)을 내놓았다.
기증식에서 권옹은 경성대 박경문(朴鏡文) 총장의 손을 잡고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뜻깊게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옹은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12일 오후 3시10분경 결국 세상을 떠났다. 경성대는 권옹에게 감사패와 명예졸업장을 증정했다.
경북 안동 출생인 권옹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제일상업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 은행원 등을 거쳐 건설업체 섬유업체를 경영하면서 이 땅을 구입했다.
기증에 앞서 그는 이달 초 3남 4녀의 자녀들을 불러 자신의 뜻을 밝혔고 자녀들도 모두 아버지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버지가 노년에 이 땅에 교육기관을 설립, 불우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배움의 기회를 주려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놓아 간접적으로나마 뜻을 이뤘기 때문.
대학교수, 기업체 사장 등이 된 자녀들은 “평소 낡은 옷을 기워 입으며 억척같이 모은 돈을 고학생 등을 위해 써오신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까지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신 데 대해 존경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