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계공업의 요람’인 경남 창원산업단지 입주 기업체들의 사명(社名) 변경 바람이 드세다. 과거의 이름만으로는 회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98년 이후 현재까지 사명을 변경한 회사는 전체 입주업체 1031개의 10%가 넘는 105개사. 지난해 54개사에 이어 올들어서만도 12개사가 명패를 바꿔 달았다.
새 사명에는 대부분 ‘첨단기술’과 ‘세계지향’이라는 공통점이 담겨있다. 명칭 변경과 함께 새로운 CI(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 등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일시적인 인지도 하락 등의 부작용도 있지만 길게는 ‘이득’이 많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때문에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까지 불고있는 사명 변경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쌍용중공업은 이달초 ‘STX(System Technology eXcellency)’로 이름을 바꿔 달고 ‘21세기 World Best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민영화에 따라 최근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두산그룹도 이 회사를 두산중공업으로 변경하고 6000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새출발 기념식’을 열었다.
이에앞서 76년 설립이후 다양한 기계제품 등을 생산해온 기아중공업은 ‘WIA’로, 기아정기는 ‘KASCO’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이밖에 삼성항공은 ‘삼성 테크윈(Techwin)’으로, 현대정공은 ‘현대 MOBIS’로 사명을 바꾸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동남본부 관계자는 “IMF(국제통화기금) 과정을 거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고 이미지를 쇄신, 도약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