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기도내에는 이렇게 24시간 합숙을 시키며 가르치는 기숙학원이 11개 시·군에 모두 17곳이 영업 중이다. 그러나 기숙학원의 대부분이 학원법상 ‘학원’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청에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중인 학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학원에는 곳곳에 폐쇄회로 TV가 설치돼 있어 학원생들의 동태를 늘 감시한다. 자율학습 시간에 졸거나 딴 짓을 하는 학원생에게는 군대식으로 얼차려를 주는 학원이 있을 정도.
90년대 초 수학능력시험이 쉬워지면서 꾸준히 수강생이 늘기 시작한 기숙학원은 특히 2001학년도 수능시험 문제가 변별력이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에는 대입 재수생이 주된 고객이었으나 최근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학생까지로 확대되는 등 성업 중이다.
일부 학원은 “수능점수가 평균 100점 이상, 많게는 200점까지 오른다”고 선전하며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책상에 오래 붙어있지 못하는 자녀에게 ‘공부 습관’을 길러주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기숙학원을 선호하는 것도 이들 학원이 인기를 끌게 된 원인.
수강생들은 숙식비 수강료 교재비를 합쳐 첫 달엔 119만∼165만원을, 다음달부터 월 106만원을 낸다. 소수정예반일수록 수강료는 비싸진다.
평일 수강생들은 취침시간과 세면 및 식사·간식시간을 빼고 하루 18시간 정도를 공부에 내몰린다. 토요일엔 낮 12시50분까지 4교시 수업을 한 뒤 자율학습을 하고 일요일엔 오전 8시반부터 밤 11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외박은 2주일에 한번 꼴로 토요일 오후에 나간다.
예지학원 수강생 박모씨(20)는 “일요일엔 주로 농구 축구 등을 하거나 자체 예배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면서 “반복되는 강압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한달에 3, 4명은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고 전했다.
<이호갑최호원기자>gdt@donga.com
▼전국 학원-독서실-고시원 이달말께 긴급 안전점검▼
행정자치부는 경기 광주시 기숙학원 화재참사를 계기로 18일부터 이달말까지 전국의 학원과 독서실 고시원 청소년 수련시설 등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불법 용도변경 등 건축법 위반사항이 드러나면 건물주를 형사고발하고 건물주 명단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또 피난 방화 불량시설에 대해서는 사용정지 또는 개수 이전 등 강력 조치하고 불량시설물의 설치자는 형사입건하는 한편 창문 쇠창살 비상통로 잠금장치 등 안전위협 요소는 즉시 철거토록 할 방침이다.
안전점검대상은 전국의 학원 1만7625개소, 독서실 3265개소, 고시원 993개소, 각종 청소년시설 등이다. 정부는 17일 이근식(李根植)행자부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국장급 회의를 열어 다중이용시설의 불안전 요인을 정밀 점검해 화재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강력 대처키로 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불법 기숙학원 후폐업"▼
교육인적자원부는 17일 예지학원 화재 사고와 관련, 전국 기숙형 입시학원에 대한 일제히 점검하라고 시도 교육청에 지시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유관기관 합동 점검 결과, 시설의 불법 개조 등 불법 운영사실이 드러난 학원에 교습중지명령을 내리거나 등록을 말소해 사실상 휴·폐원할 방침이다.
시도 교육청에 등록해 운영되고 있는 기숙형 입시학원은 경기 17개, 경북 1개, 경남 2개 등 모두 20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