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한노총委長 면담]＂노조활동 평화적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공기업 구조조정 및 금융산업노조 간부 구속 등에 항의해 12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던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위원장을 19일 청와대로 초청해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서 이 위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서민이고 노동자”라면서 “구조조정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대우자동차 노조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등으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융산업노조 간부를 대량 구속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검토할 것은 하겠다”면서 “지식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회에서는 노사가 협력해 국제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여기에서 창조된 부(富)는 노사 모두의 것이 될 것”이라는 점을강조했다고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20일 전했다.김대통령은 또 “정부는 노조의 권리를 제한한 적이 없으며동시에 노조 활동은 합법적이고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중립적인 견지에서 새로운 노사문화가 정착될 수있도록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16일 노사협력 유공자 초청 오찬 때 김 대통령과 이 위원장의 면담을 준비했으나 이 위원장이 단독 면담을 강력히 희망하자 이를 수용했다는 후문.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계가 악화된 노동계 달래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은 면담 직후 “정부의태도를 보아가며 향후 대응책을마련하겠다”는취지의성명서를 냈고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윤승모·정용관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