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약공장 재등장…낙동강주변서 히로뽕 제조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59분


90년대 중반 이후 자취를 감췄던 국내의 마약공장이 다시 등장했다. 검찰은 특히 이번에 적발된 마약밀조 조직이 부산 일대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李俊甫부장검사)는 20일 대구지역 낙동강변 일대에 히로뽕 제조공장을 차린 뒤 중국에서 밀수한 염산에페드린을 이용해 이를 제조, 판매해온 혐의로 송모씨(45)와 김모씨(37)를 구속기소하고 판매, 운반책인 김모씨와 우모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히로뽕 제조와 자금조달을 맡았던 김모씨를 지명수배했으며 원료 밀수입자로 알려진 일명 ‘털보’를 추적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올해 1월 중순부터 경북 성주군 낙동강변 일대 이동식 가건물에 마약제조 기구와 화공약품 등을 들여놓은 뒤 중국에서 밀수한 염산에페드린 10㎏을 이용해 다량의 히로뽕을 제조해온 혐의다.

검찰은 현장에서 히로뽕 완제품 600g과 반제품 6㎏을 압수했으나 밀수된 원료의 양으로 미뤄 이들이 지금까지 10㎏(도매가 10억∼20억원 상당) 정도의 히로뽕을 제조, 국내에 유통시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또 송씨가 부산 모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이라는 첩보에 따라 국내 폭력조직도 일본 야쿠자처럼 히로뽕의 제조, 판매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90년대 초 ‘마약과의 전쟁’ 이후 히로뽕 제조기술자들이 전부 중국 등 외국으로 도주해 몇 년 동안 히로뽕 밀조 사건이 국내에서 적발된 사례가 없었다”며 “중국에서 히로뽕 등을 제조해 밀수하던 마약기술자들이 최근 중국과의 공조수사로 밀수가 어려워지자 다시 국내 제조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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