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대 휴학생인 홍진의씨(21)도 춤써클 ‘ND’회원 6명과 인천시청역을 자주 찾는다. 이 팀은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의 간이무대에서 현란한 몸동작을 선보이면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프로급 댄서그룹.
고2때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한 홍씨는 “인천지역 역사는 대체로 붐비지 않고 바닥도 반질반질해 춤추기 적당한 조건을 갖췄다”며 “5∼7명씩 이룬 10여개의 댄스팀이 거의 매일 인천시청역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씨의 ‘ND’팀은 일주일에 두세차례 이 곳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 부평구 ‘문화의 거리’에 있는 모 쇼핑몰에서 댄스공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춤꾼들이 선호하는 역사는 인천시청역 이외에 예술회관역, 부평역 등이다. 200∼500평 규모인 이들 역사는 대리석 바닥으로 치장돼 있는데다 전원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간이 무대’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녹음기 1대씩 들고 역사를 찾는 춤꾼들은 대개 수업을 마친 오후 5시경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4∼5시간 가량 ‘맹연습’을 하고 있다. 머리와 어깨를 바닥에 대고 온몸을 360도 회전하는 ‘브레이크 댄스’가 기본이고 힙합 펑키 등 다양한 춤동작을 연마하고 있다.
대부분 매점에서 빵이나 김밥 등으로 배고픔을 달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입’을 올린 팀은 자장면집에 배달주문을 한다. 각 팀들은 연습을 하다 ‘쇼 다운’이라는 즉석 춤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역사를 청소년 놀이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26일까지 역사 사용신청을 받는다.
인천지역철 역사에서는 99년 지하철 개통 이래 라이브콘서트 등 100여차례 전시공연이 이뤄졌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인천지회는 여고생 사물놀이공연, 댄스공연, 행위예술 등을 곁들인 ‘거리미술축제’를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인천터미널역에서 연다. 이어 다음달 2∼8일 부평역에서도 이 축제를 펼친다.
인천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역사가 문화의 향기가 그윽한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