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인사위원장 개혁주체-관료 비판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30분


김광웅(金光雄)중앙인사위원장이 24일 개혁주체들의 자기반성과 함께 관료들의 구태를 비판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위원장은 이날 중앙인사위 출범 2주년을 맞아 기자 간담회 및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개혁 주체나 힘있는 기관이 자기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되며 자기부터 반성하고 혁신한 뒤 남에게 개혁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전직 고위관료들이 현정부의 개혁추진 및 공직사회의 문제점 등을 비판한 적은 있으나 현직 장관급 고위공직자인 김위원장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또 “개혁을 하는 곳과 개혁을 당하는 곳이 따로 있어서는 안되며 개혁주체들이 자기권한을 절제해 개혁대상들과 힘을 합쳐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의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개혁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몫을 온전히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 뒤 “다른 부처를 탓하고 야당과 언론, 국민의 비판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자신있고 떳떳한가를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앙인사위가 그동안 공무원 성과상여금제 시행과 국가공무원법 개정, 기구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관련 부처와 마찰을 빚고 일부 언론의 비판을 받았으나 반성보다는 외부의 비협조를 탓해온 위원회의 분위기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공직사회의 개혁과 관련해 “그동안 인사개혁을 추진하면서 유관 부처들이 자기 중심적 논리를 내세우고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 좌절감을 느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최근 최종찬(崔鍾璨)전 기획예산처 차관이 지적한 정부관료제의 비효율과 문제점 등이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로 있다가 위원회에서 일한 지 얼마 안되는 나에게도 똑같이 보인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관료들이 웃분을 편하게 모신다는 미명하에 불리한 정보를 감추는 등 스스로 변신하지 않고 있어 개혁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위원장은 끝으로 “앞으로 인사개혁과 인사심사 등에서 우리의 입장만 고수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등 반성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더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나가자”고 직원들에게 촉구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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