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통계기법상의 한계 때문에 이를 분명히 입증할 수는 없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귀울림 눈피로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의 신체 증세와 관련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安允玉) 교수팀은 24일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대한역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휴대전화 사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이 중 응답한 472명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할수록 각종 증세가 많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71분 이상 사용자는 14분 미만 사용자에 비해 귀울림이 2.7배, 어지럼증은 2.6배 정도인 것으로 분석되는 등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할수록 신체 이상 증세가 많았다. 또 휴대전화를 구입한 뒤 지금까지 총 1350시간 이상 사용자는 150시간 미만 사용자보다 메스꺼움이 4.9배, 얼굴 화끈거림 3.6배, 어지럼증 3.4배 등으로 나타나 휴대전화 누적 사용시간도 신체 이상증세와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교수는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사용과 신체 이상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며 “조사 및 통계기법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쳐 실제로 질환을 일으킨다고 단정짓기는 무리”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번 조사는 △증세가 휴대전화 사용 전에도 있었는지 불투명하고 △응답자가 당초 조사 대상자의 25%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표본집단의 ‘무작위 선정’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설문이 주관적 판단에 의존했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 비교적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 학계에서는 ‘휴대전화 무해론’이 대세이며 올 초 미국 뉴욕타임스는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감마파나 Ⅹ레이와 달리 세포를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