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화학원료 공장인 여천NCC㈜는 최근 노사간 임금협상이 결렬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최고 8000만원을 웃도는 생산직 근로자의 급여 명세서를 공개했다.
이 회사는 고졸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연간 최저 급여를 받고 있는 A씨(30)와 최고 급여인 B씨(50), 중간선인 C씨(38) 등 3명의 급여명세서를 공개했다. 입사 5년차인 A씨는 연봉이 2752만원, 22년차인 B씨는 8117만원, 14년차인 C씨는 4630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79년 입사한 B씨의 급여 명세를 보면 기본급 2891만원, 정기상여금 1947만원, 특별상여금 725만원, 고정 및 변동수당 1089만원, 교육수당 26만원, 학자금 750만원, 연월차 686만원 등이다. 이는 전남도지사 연봉(7560만원)과 여수시장의 연봉(6200만원)보다 많은 액수.
회사측은 “지난해 회사가 200억원의 적자를 봤는데도 노조가 최고 290%의 성과급 지급 명문화를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에 맞서기 위해 고심 끝에 근로자들의 월급 명세서를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다른 업종보다는 많을지 모르지만 유독물질을 취급하는 위험한 작업환경을 감안하면 현 급료 수준이 결코 높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여천NCC㈜는 대림석유화학㈜과 한화석유화학㈜이 99년 12월 50 대 50의 지분으로 합병한 업체로 전체 직원 1100여명 중 720여명이 노조원.
이 회사의 급여가 공개되자 인근 순천 광양 등지의 관공서와 기업체에서는 “화학공장의 임금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지사나 시장보다 많을 줄은 몰랐다”며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급료 공개로 여수산업단지 내 다른 업체들과 노조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근로자들이 이 공장의 급료 수준 정도로 임금인상을 요구할까봐 노조측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 업체와 임금 수준이 비슷한 일부 회사 노조는 더 이상 임금인상을 요구할 경우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난감해하고 있다.
<여수〓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