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평택항 수출기지로 뜬다…올 車수출물량 국내2위 예상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58분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시원스레 뚫린 서해대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아산방조제를 건너면서 바라보던 갯벌과 푸른 파도가 넘실대던 그 바닷가가 아니다. 선적을 기다리는 수천대의 승용차가 부두를 가득 메우고 이들을 북미까지 실어 나를 대형 선박들이 고동을 울려댄다. 그 옆으로 대형 컨테이너 화물선들이 쉴새없이 오고간다.

평택항이 뜨고 있다.’

89년부터 국내 3대 국책항만으로 개발된 평택항은 서해대교 개통으로 서해안시대 대중국 교역 및 자동차 수출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군산항 및 부산항과의 육상거리 비교우위로 인천항으로 가던 자동차도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경기 충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경우 인천항과 비교해 1대에 2만여원의 물류비용이 절감된다. 인천항 관계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5만대 수출에 이어 올해는 36만대 수출목표를 세웠다. 평택시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로만 지난해 28억원에 이어 올해는 55억원의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평택항은 97년 화물부두 3만t급 4선석(부두)이 준공됐고 올 7월에는 화물부두 3만t급 2선석이 추가 건설될 예정. 개발이 완료될 2011년이면 62개 선석을 갖춘 국제항만으로 태어난다.

▽대중국 교역기지〓자동차 수출은 올해 인천항(32만대)을 제치고 울산항에 이어 국내 2위항으로 떠오를 전망. 대중국 교역도 크게 늘고 있다.

평택∼칭다오(靑島·528㎞), 평택∼톈진(天津·736㎞)간 컨테이너선이 취항하면서 지난해 화물 3112만t을 처리, 99년(2613만t)에 비해 20% 가까이 처리용량이 증가했다. 올 4월말 현재로도 1353만t을 처리해 전년 동기대비 130% 가량 늘어났다. 평택시는 이런 추세라면 2006년에는 6475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평택시 관계자는 “군산항이나 부산항까지 오가야 했던 국내 화물 운송비용 등을 감안하면 연간 8000억원이 절감된다”고 추산했다.

▽평택시도 덩달아 뜬다〓급격한 개발 바람을 타고 있는 평택시는 서해안시대 중추도시로 도약할 꿈에 부풀어 있다.

우선 588만평의 항만 배후도시 개발을 위해 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생산 유통업단지로 298만평, 관광 주거지역으로 52만평, 녹지지역으로 237만평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60만평 규모의 청북신도시도 개발될 예정.

현덕면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42층의 대규모 해상 레저타운 랜드마크 타워(Landmark Tower)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김선기(金善基) 평택시장은 “컨벤션센터, 호텔, 대형쇼핑몰 등이 갖춰지면 평택항과 연계해 국제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라며 “일본, 홍콩, 중국 등지로의 카페리 취항으로 몇 년 안에 연간 350만명의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를 위해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건설과 관세자유지역 지정 등 평택항의 장기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평택〓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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