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망 부업 사기…주부 등 유인 회비 6억8천만원 챙겨

  • 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41분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정진섭·鄭陳燮부장검사)는 30일 PC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제공(IP)을 부업으로 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주부와 실직자 등 1200여명에게서 회비 명목으로 6억8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IP업체인 ‘엔아이비’ 대표 김홍석씨(31)를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같은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 1153명이 낸 7억8000여만원과 311명이 낸 1억8000여만원을 각각 가로챈 IP업체 C사 대표 이모씨(32)와 P사 대표 권모씨(36)를 불구속 기소했다.

‘엔아이비’는 회원들의 수익 보장을 위한 투자가 거의 없었으나 C사와 P사는 회원 상담 등에 일정액의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나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엔아이비’ 대표 김씨는 99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생활정보지 등에 ‘PC 한대로 누구나 고소득 가능’ 등의 광고를 게재해 회원을 모집한 뒤 1인당 회비로 수십만원씩 1268명에게서 총 6억8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김씨 등은 특정 분야에 전문지식이나 정보가 없으면 일정한 수입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PC통신망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 잡지나 신문의 기사 및 사진 등을 올리면 월 60만원은 벌 수 있다”는 등의 거짓말로 회원 가입 신청자들을 속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적발된 3개 업체는 회원들을 상대로 평생 상담을 통한 고수익을 보장하기로 해놓고 간단한 사업 안내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와 책자 등만 회원에게 보낸 뒤 상담을 중단했다는 것. 이에 불만을 품은 회원이 회비(44만∼99만원) 환불을 요구할 경우 회비의 75%를 위약금 명목으로 떼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검찰 조사결과 ‘엔아이비’의 회원 중 실제 소득을 올린 사람은 30만원을 번 주부와 3000원을 번 학생 등 2명뿐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회원의 80%는 지방에 사는 가정주부와 실직자들”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본인 명의의 e메일 ID도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컴퓨터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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