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예술고 집단폭행 내사 종결

  • 입력 2001년 5월 31일 11시 49분


광주 예술고 교사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31일 "당초 교사를 직접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관련 학생들을 불러조사를 벌였으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검찰에 내사 종결처리 의견서를 제출했다"고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2일 광주 예술고 3학년 교실에서 발생한 교사 집단폭행의 용의자로 지목된 정모(18), 김모(18)군 등 학생 4명을 무혐의 처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학생은 "정군을 때리고 밖으로 끌어내려는 김교사의 손을뒤로 꺾으면서 함께 넘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집단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있고 같은 반 학생들도 동일한 진술을 하고 있어 학생들의 폭행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해 온 김모(31)교사와 당시 김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시험감독을 했던 유모(60)교사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교사의 경우 최종 참고인 진술에서 학생들이 김교사를 폭행했다는 처음 진술을 바꿔 아예 목격조차 못했다고 진술했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해오던 김교사도 마지막에는 `학생들에게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애매한 진술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고 오히려 김교사가학생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대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측 모두 경찰에 고소한 사건도 아니므로 교육적 차원에서 해당 학교에 징계여부를 넘기기로 했다"고밝혔다.

이번 사건을 처음 공개했던 전교조 광주지부 윤봉근 사무처장은 "이 사건을 외부에 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학생들이 용서를 구하거나 잘못을 빌지 않고 함께 담합하여 은폐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어른들은 순식간에 변호사까지 선임하며 아이들이 고백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처장은 "몇몇이 모여 끝까지 입을 맞추자고 화장실에서 다짐하는 걸 들었다는 제보도 있었다"며 "졸업하면 진실을 말하겠다거나, 비밀로 할 것을 약속하고 사실을 고백한 학생도 있는 만큼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한 "아이들이 잘못을 시인하고 싶어도 그 경우 사법적 처벌이 불가피해져 더욱 사실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이 교육적 관점에서 해결되기 위한 시교육청과 학교 당국의 노력을 당부했다.

오세린/동아닷컴기자 oh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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