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카드 외에도 K씨가 애착을 보이는 것은 주유소 카드.
몇백 점만 채우면 사은품을 받거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때마다 ‘악착같이’ 마일리지를 챙긴다.
그러나 K씨의 ‘카드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도시 한복판에서 마일리지 카드 때문에 봉변을 당했기 때문. 출근 전 그의 녹슨 ‘애마’에 시동을 걸었을 때만 해도 그런 봉변을 당할 줄은 전혀 몰랐다.
한강대교를 건널 무렵부터 운전석 계기판에 연료부족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지더니 광화문 사거리를 지날 때에는 애마가 ‘허덕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을 돌아다녀 보아도 그가 회원으로 가입한 A사 계열 주유소는 보이지 않았다.
‘푸드드드득.’ 애마는 끝내 도로 한복판에 ‘장렬히’ 멈춰섰다. 그는 다른 운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B사 계열 주유소로 애마를 밀고 가야 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