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파업까지/전문가 진단]"고소득 직종 파업 자제해야"

  • 입력 2001년 6월 11일 18시 27분


전문가들은 90년 만의 가뭄이라는 ‘천재(天災)’와 노조의 불법파업이라는 ‘인재(人災)’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국 경제가 재도약의 기틀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정구현(鄭求鉉) 경영대학원장은 “양대 부실기업인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처리가 임박한 시기에 파업 얘기가 나와 느낌이 아주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 박사는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여름과 가을, 외부 흐름에 둔감한 채 국내 문제에만 집착했다가 화를 자초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대외여건은 동남아 국가들이 금융위기에 휘말렸던 당시보다 훨씬 우호적인 만큼 노사마찰 등 내부 현안만 잘 추스르면 얼마든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항공기 조종사처럼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직종의 노조원들이 갖가지 명목의 수당 증액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朴晟竣) 연구위원은 “고소득 노조의 주장이 거듭될수록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미취업자의 신규채용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