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이마가 훤칠한 이들의 별명은 ‘황비홍 커플’.
“나, 요즘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머리가 더 빠져. 우리 집안이 원래 숱이 없긴 한데 혹시 나도 벌써….”
“오빠, 근데 나도 이마가 점점 더 훤해지는 것 같아. 이러다가 둘 다 가발 쓰고 결혼하는 거 아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미국 출장을 갔던 한씨는 일주일 만에 희색이 만면해 돌아왔다. 한씨의 가방에는 각종 탈모 방지 제품이 한 보따리나 들어 있었다.
“이 제품들 설명 좀 봐. ‘더 두껍게, 더 많이’ ‘난데 또 나’ ‘자꾸 나리…’ 정말 강력해 보이지 않니?”
한씨는 끝이 둥근 전용 빗까지 사와 김씨의 머리를 톡톡 두드려 주며 말했다.
“이걸로 모근에 자극을 주면 한 구멍에 두 개씩도 난대.”
감동의 눈물을 글썽이던 김씨.
“오빠, 정말 고마워. 자 이번엔 오빠 차례! 이리 와∼.”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