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양대 수시모집, 심층면접이 당락 갈랐다

  • 입력 2001년 6월 13일 18시 27분


한양대의 2002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앞섰던 수험생들이 심층면접에서 낮은 성적을 받아 무더기로 탈락하는 등 심층면접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생부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고교등급화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대학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는 12일 2002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512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모집단위별로 예비합격자의 범위에 들었던 수험생 중 상당수가 심층면접 뒤 탈락했다고 밝혔다.

고교 내신우수자전형과 리더십추천Ⅰ전형의 경우 모집인원의 3배수를 학생부로 뽑고 심층면접을 한 뒤 학생부 성적 60%와 심층면접 성적 40%를 더해 사정한 결과 최종합격자 300명 중 당초 합격권에 들었던 149명이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모집 합격·불합격 성적 및 순위비교

모집단위(정원)출신고영어과학수학면접석차
건축공학(4명)전북 M고97.9198.5897.63192.2711(2)
서울 Y고96.3196.4296.87371.202(12)
전기전자컴퓨터(6명)경기 H고99.3699.3699.03217.7315(1)
부산 B고95.7695.8798.65361.472(18)
경영학부(8명)경기 Y고98.0997.8498.83318.5321(3)
서울 I고97.2395.4195.80365.803(17)

내신우수자전형은 200명 중 100명, 리더십추천Ⅰ전형은 100명 중 49명의 순위가 바뀌었다.

특히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아 합격권에 들었던 지방고 출신 수험생들이 심층면접에서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출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지는 등 지역별, 고교별 학력차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6명을 뽑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에 지원한 경기 H고 출신 A군은 학생부 석차 백분위가 전교 0.75%로 1차 서류전형에서 모집정원의 3배수인 18명 중 1등이었으나 심층면접에서 400점 만점에 217점을 받는 데 그쳐 15등으로 탈락했다.

반면 A군과 경쟁한 부산 B고 출신 B군은 학생부 석차 백분위가 3.2%로 1차 전형에서는 18등으로 꼴찌였으나 심층면접에서 A군보다 143.7점 많은 361.47점을 받아 2등으로 합격했다.

건축공학부(모집인원 4명)에서도 전북 M고 출신 C군은 학생부 석차 백분위 1.7%로 1차에서 2등이었지만 심층면접 성적이 192.27점로 저조해 11등으로 탈락했고 석차 백분위 3.5%로 1차에서 12등이었던 서울 Y고의 D군은 면접성적 371.20점을 받아 내신 불리를 만회해 2등으로 합격했다.

한양대 배영찬(裵榮粲) 입학관리실장은 “학생부 성적이 비슷하더라도 학생들의 학력은 지역별, 고교별로 큰 차이가 난다”며 “대학들이 학생부를 불신하는 만큼 학력차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정고시 출신인 담요한군(14)은 외국 거주 경험이 없으면서도 토익 960점을 받아 최연소로 세계화전형에 합격했고 수능성적우수자전형(5명 모집)에서는 수능성적이 390점 이상인 지원자 20명이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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