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음료 식중독균 검출 비상

  • 입력 2001년 6월 15일 18시 21분


5월 현재 2만3378개에 이르는 서울시내 식품자동판매기에서 대장균은 물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균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원대 식품생물공학과 박종현(朴鍾賢) 교수는 14일 서울시 주최로 열린 ‘자동판매기 위생관리 제고를 위한 워크숍’에서 “최근 3년간 자판기 컵음료의 미생물 오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자판기 컵음료에서 대장균이 검출됐으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바실루스균으로 오염된 자판기도 많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코아차, 우유, 율무차, 밀크커피의 순으로 세균 오염도가 높았다.

박 교수는 “특히 식중독균으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바실루스균에 의한 오염이 많았다”며 “독성 바실루스균은 자판기 컵음료에서 생육이 잘될뿐더러 실제로 설사 및 구토를 일으키는 독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자판기들의 경우 온도표시가 92∼95℃로 표시돼 있으나 실제 마시기 직전의 컵음료 온도는 위생법규에서 규정돼 있는 68℃보다도 낮아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경로는 분말과 물이 믹서에 의해 혼합된 후 용액의 일부가 튜브에 남아 부패된 뒤 다시 음료에 섞이면서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 홍차 등보다는 율무차, 미숫가루차 등 볶음곡류 분말을 사용하는 음료가 오염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서울시내 자판기는 위생점검 미비로 식품위생법 위반율이 42.6%에 이르러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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