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2001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붙잡힌 전체 피의자 189만7415명의 61.2%(116만1313명)가 과거에 한 번 이상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재범률에 관한 통계를 잡은 80년대 이래 60%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다시 범죄의 길로〓80년대 35%에 불과하던 재범률은 97년 52%, 98년 56.6%, 99년 59.5%으로 꾸준히 높아지더니 지난해 결국 60%선을 넘었다. 이는 조직범죄와 강력범죄가 극심한 미국과 비슷한 수준.
재범자 가운데 같은 종류의 범죄를 다시 저지른 동종 재범률도 꾸준히 증가해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범죄별 재범률을 살펴보면 방화범 중 69.6%가 또다시 다양한 형태의 범죄에 손을 대 재범률이 가장 높았으며 살인범(68%), 강간범(66.5%), 강도범(66.3%), 폭력범(64.1%), 절도범(51.1%) 순이었다.
특히 민생치안과 밀접한 폭력, 절도의 경우 97년 각각 52.9%, 40.7%였던 재범률이 4년 사이에 각각 11.2%포인트, 10.4%포인트나 증가했다. 경찰관계자는 “방화범이나 살인범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우발적인 행동으로 또다시 범죄에 빠져든다”며 “폭력 절도의 재범률이 높아진 것은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이들 범죄 행위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재범률 왜 높아지나〓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결혼과 취업 등 새로운 사회적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경제상황 악화 때문에 이들의 복귀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법무부 관계자는 “6월 초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인 기결수 3만8150명중 기술교육을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6%인 4050여명에 불과하다”며 “기술교육을 받고 나가더라도 경제난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고 취업 후에도 주위의 냉대 때문에 또다시 전과자들끼리 교류를 하게 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의 이현희(李賢熙) 박사는 “재범자 중 50% 이상이 1년내에, 80% 이상이 3년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며 “이 기간만이라도 보호관찰제 등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취업알선 생활환경점검 등을 강화하면 재범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