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레슬링에 입문한 아들과 딸, 그리고 레슬링 심판이 되기 위해 연습장을 찾는 어머니.
광주체육중 레슬링 감독인 이연익(李衍益·43·광주레슬링협회 전무)씨는 3년간 레슬링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잦은 허리부상 등으로 국제대회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나 85년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 유명해졌다.
함평농고 재직시절에는 세계선수권대회(91년)에서 금메달, 바르셀로나 올림픽(92년)에서 은메달을 딴 김종신 선수를 키워냈다. 또 96년 광주체육중으로 옮긴 후 5년간 제자들이 각종 대회에서 수확한 메달이 150여개에 달해 지역 체육계에선 ‘메달 제조기’로 불린다.
요즘 이 감독은 체력이 약해 중학교 때 레슬링을 시작한 아들 승민군(16·광주체육고 1년)과 학교 합숙소에서 한 방을 쓴다.
광주체육고 3학년인 딸 인선양(18)도 인문계 고교를 다니다 레슬링 지도자가 되기 위해 뒤늦게 레슬링에 입문했다. 지난달 동아시아대회 대표선발전에서 동메달을 딴 기대주.
미용실을 운영하는 부인 이영(李英·42)씨는 레슬링 심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연수를 준비중인 ‘예비심판’이다.
‘빠떼루 가족’을 이끌고 있는 이 감독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식들에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며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와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고 따라준 아이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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