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텍사스촌 "업종전환 할래요"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41분


서울의 대표적 윤락가였던 강동구 천호동 423 속칭 ‘천호동 텍사스촌’이 업종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윤락업주와 건물주들이 추진하고 있는 이 방안은 현재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된 이 일대를 서울시의 용도변경 허가를 받아 상업지역으로 전환, 대규모 상가와 관광타운으로 바꾸겠다는 것.

이들 윤락업주와 건물주들은 최근 ‘업종전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용도변경을 위한 법률 자문역(변호사)을 선임하고 주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조직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결단’은 지난 5년간 강동경찰서와 강동구청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더 이상 윤락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96년 이후 줄어들었던 이 지역 윤락업소가 올 들어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자 강동경찰서는 폐쇄회로를 설치하고 형사들을 배치하는 등 ‘24시간 고사작전’으로 맞섰다.

‘경찰의 등쌀’을 이기지 못한 업주들은 하나둘 ‘홍등’을 끄고 있다. 4월에는 한 건물주가 윤락업주에게 세 주는 것을 포기하고 건물을 아예 철거, 400평 규모의 주차장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운영 중인 업소가 60여곳 남아있지만 올해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준종합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추진 중인 이들의 시도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울시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 ‘이 지역은 대규모 상업지역과 접해 있어 매우 혼잡한 지역이므로 개발밀도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비대위측은 “윤락가라는 오명을 씻고 합법적인 상가로 탈바꿈하려는 지역민들의 노력을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면서 시에 용도변경 허가를 촉구했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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