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설득과 인센티브 제공〓일본 요코하마 외곽의 남부화장장은 5년여간의 주민설득 작업 끝에 89년에야 착공됐다. 요코하마 시당국은 화장장 시설에 탈취기, 집진기 등 최첨단 기기를 도입하고 대리석 바닥, 자연채광설비 등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쾌적한 주변 공원 조성을 약속해 주민 자치회와 긴밀히 접촉했다. 주민들도 시측에 매년 정기 보고회를 열도록 요구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갔다.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주민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됐다. 타지역 주민보다 10배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화장장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화장장 운영을 복지회에 위탁해 저소득 주민에게 고용혜택을 제공했다.
92년 설립된 나리타시의 야쓰토미화장장의 경우는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간 상호협력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나리타시, 야치마타시, 도미사토정 등 지바현 내 3개 기초지자체는 자발적으로 화장장을 공동 건립해 세 곳의 시민들이 함께 이용하도록 했다. 화장장 일대에는 체육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해 주민들의 반발을 해소했다.
지역 주민들은 시로부터 매년 8000만엔(약 8억원)의 위탁운영료를 받아 직접 운영해 수익금을 배분한다.
▽추모공원에 울리는 웨딩마치〓땅이 넓어 매장 문화가 대세인 미국은 묘지에 추모공원을 조성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주택가보다 주변 환경이 더 쾌적한 것이 특징. 따라서 하와이의 누아누추모공원, 로스앤젤레스 포레스트론추모공원 인근 등의 주택가는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집 값이 비싼 경우도 많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로즈힐추모공원은 장례식과 결혼식을 함께 치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묘지는 예술 공간〓화장률이 90%에 달하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30여만평의 공동묘지 ‘스코그쉬르코 가든’으로 유명하다. 숲을 가꾸면서 화장장 입구에 조각작품을 놓아 넓은 조각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덴마크 코펜하겐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비스크비아키에커고 공동묘지’도 담쟁이덩굴로 치장된 벽식 납골시설을 꾸며 아기자기함을 느끼게 한다. 혐오시설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