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탑승 헬기 바다추락…동국제강회장등 8명 사망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50분


동국제강 김종진 회장(61)을 비롯, 기업체 임직원 등 12명을 태운 헬기가 바다로 추락해 김 회장 등 7명은 사망했으며 1명이 실종되고 4명은 부상한 채 구조됐다. 이날 사고는 시간당 70㎜ 이상의 폭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사고 발생〓5일 오전 11시18분경 김해공항을 떠나 거제시 대우조선으로 가던 대우항공 소속 12인승 미제 시콜스키 S76헬기가 경남 진해시 웅동2동 토끼섬 앞해상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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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동국제강 김 회장과 김동현 전무(55), 대우조선 정광식 이사(55) 등 7명이 숨지고 동국제강 김신기 상무(54)가 실종됐다. 구조된 헬기 부기장 강익수씨(49) 등 4명은 마산시 새성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11시10분 부산 김해공항을 이륙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에 열릴 예정인 대우조선과의 철강 가격협상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길이었다.

사고 순간을 목격한 부산 신항만 건설현장의 효명건설 직원 제철진씨(52)는 “갑자기 비가 내려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하고 있던 중 헬기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다 갑자기 급상승한 뒤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진해시 연도동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김강식씨(39)와 최상준씨(41) 등 주민 3명이 1.5t급 어선 연진호를 타고 1㎞ 가량 떨어진 사고 해역으로 나가 생존자 4명을 구조하고 시체 6구를 인양했다.

▽사고 원인 등〓경찰은 사고 당시 뇌성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였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 강씨도 “짙은 안개로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진해시 안골포∼부산 가덕도를 연결하는 고압 철탑에 헬기가 걸렸다고 주장했으나 한전 등은 철탑과 전선에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과 통영해경 소속 해경정, 해군 함정 등 10여척과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 20여명은 이날 오후늦게까지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사망자▼

△김종진 △김동현 △정광식 △이광진(48·동국제강 부장) △정운락(42·〃과장) △이윤우(44·대우조선 차장) △정재권(49·헬기 기장)

▼실종자▼

△김신기

▼부상자▼

△강익수 △신오균(41·대우조선 차장) △이석재(34·〃대리) △김근섭(36·정비사)

<진해·부산〓강정훈·조용휘·석동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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