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배치 대규모 청탁비리

  • 입력 2001년 7월 5일 23시 58분


군 복무를 대신해 일선 경찰서 방범순찰대나 지하철수사대, 기동대에 배치되는 신임 의무경찰의 인사에 많은 청탁이 오갔던 사실이 5일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청탁을 한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간부, 기무사 직원 등 경찰 안팎 인사들의 리스트가 적힌 서울경찰청 전경관리계 박모 경위의 수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A4용지 크기의 이 수첩에는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서울경찰청으로 배치 받은 6000여명의 의경 중 500여명의 이름, 기수, 중앙경찰학교 3주간 교육성적, 배치부대, 청탁자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이번에 드러난 인사청탁의 주된 유형은 근무강도가 낮은 부대로 배치해달라는 것으로 실제로 수첩에 기재된 의경 중 상당수가 청탁내용대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투경찰순경 등 관리규칙’에 따르면 의무경찰의 자대 배치는 중앙경찰학교의 시험성적 순으로 각 시 도 지방경찰청으로 발령낸 뒤 시도 지방경찰청에서 다시 성적을 기준으로 일선에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전경관리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에 배치된 의경들은 그동안 성적과 주소지를 동일한 비중으로 감안해왔으나 이번에 수첩에서 드러난 청탁대상 의경들은 성적보다 주소지를 기준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인사청탁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청탁 비리에 연루된 모든 경찰관에 대해 금품이 오갔는지 등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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