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셋집이던 요셉의 집은 건물이 낡아 여름엔 비가 새고 겨울엔 난방이 제대로 안되는데다, 무엇보다 김 수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은 “나쁜 병이 옮는다”며 창문조차 못 열게 하던 이웃 주민들의 냉대였다.
요셉의 집은 공사 시작 9개월여 만에 대지 80여평, 방 12개와 화장실 5개, 완벽한 난방시설을 갖춘 2층 통나무집으로 거듭났다.
이날 짐을 옮기느라 동분서주하던 김 수녀는 “이제는 아무런 눈치를 보지 않고 더 많은 노인을 돌볼 수 있게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건축자재 구입에 필요한 실비 외에는 돈 한푼 받지 않고 지난해 11월부터 공사에 땀 흘려온 건축가 이은(李O·41)씨도 “버림받은 노인들이 편하게 생활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김 수녀의 사연을 전해듣고 4월부터 경찰서 직원 20여명과 함께 공사를 지원해온 서울 도봉경찰서 이범칠(李範七·47) 경위는 “노환으로 몸도 가누지 못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봉사를 결심했다”면서 “새 집을 보고 어린이들처럼 좋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