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자장면 배달왕' 선발대회…수익금 불우이웃돕기 기탁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50분


‘자장면 배달은 내가 일등.’

9일 오후 2시 제1회 멋쟁이 번개 배달왕 선발대회가 열린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중앙공원.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안양지역 30여개 중국음식점의 배달원과 종업원, 주방장 등 100여명이 참가해 주문 조리 배달에 이르는 자장면과 관련한 각종 ‘묘기’가 오후 8시까지 다채롭게 펼쳐졌다.

첫 행사인 ‘양파왕’ 선발대회 우승은 2분 동안에 양파 13개를 깐 안양시 비산동 유성반점의 김명관씨(24)가 차지했다. 다른 참가자들이 칼로 껍질을 벗긴 데 반해 김씨는 이로 물어뜯는 ‘신기(神技)’를 연출했다. 단무지를 5개씩 담는 ‘단무지왕’은 우열을 가릴 수 없어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다. 5년 경력의 김형준씨(21)는 “중국집에 근무하면서 이렇게 즐거운 행사는 처음”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수타왕에는 30여년간 면발을 뽑아낸 비산동 정강의 주방장 유삼덕씨(55)가 차지했고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번개 배달왕엔 박달동 중국성의 김종범씨(20)가 선발됐다. 김씨는 “원래 오토바이를 타는 데 자신이 있었는데 우승까지 할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남성 배달원들 사이에서 홍일점 배달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얼굴에 페인팅까지 하고 참가한 경력 1년의 허진아씨(27·여)는 “배달에 남녀가 따로 있느냐”며 기염을 토했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자장면 1그릇을 1000원에 판매했고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행사를 기획한 김용운씨(43·안양시 중식업자 협의회 회장)는 “안양 시민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와 맛있는 먹을거리를 함께 제공, 무료한 생활에 활기를 되찾게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평촌〓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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