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안전 위험국가'로 예비판정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근 실시한 항공안전 사전평가에서 한국을 ‘항공안전 위험국가’ 로 예비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91년 이 조사가 실시된 이후 한국이 ‘안전 위험 국가’ 예비판정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1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FAA는 5월 건교부 항공국을 대상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이 정한 항공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전문인력확보 등 전체 8개 항목에 걸쳐 한국은 ‘기준 미달’로 평가받았다.

기준 미달 이유는 △항공사고조사의 객관성 부족 △본부 통제인력과 전문기술인력 부족 △운항규정 미흡 △기장 노선자격심사 체제 및 재교육 프로그램 부족 등이다.

FAA는 16일부터 3일간 실시될 최종 평가에서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한국을 ‘항공안전 위험국가(2등급)’로 최종 판정할 예정이다.

2등급 판정을 받으면 미국내 각 도시에 새로운 노선을 개설할 수 없으며 취항금지 등 기존 노선 취항에도 제한을 받는다. 최근 한국과 영국간 항공회담에서도 FAA의 예비판정 결과가 알려져 노선확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항공국 인원을 58명에서 103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항공국도 6개과에서 8개과로 늘리기로 했다. 건교부에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유사한 독립적인 항공사고조사위원회 설치를 뼈대로 한 항공법 개정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미국은 91년부터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미국에 취항하는 여객기를 보유한 국가(105개국)를 대상으로 2년마다 ICAO 기준을 바탕으로 안전도를 평가해 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