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감지표 4차 여론조사]"물가안정 선결과제"

  • 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40분


▼정치…"물가안정-실업해소 선결과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지난해 10월 1차 조사 이후 지금까지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응답자의 95%가 여전히 국회를 불신하고 있고 10명 중 7명꼴로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국민이 10명 중 6명꼴이었다.


김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잘하고 있다’ 34.6%, ‘잘못하고 있다’ 60.8%로 3개월 전에 비해 지지는 4.6%포인트 줄었고 불만은 3.3%포인트 늘었다.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호남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차이도 많이 줄었다(표 참조). 김대통령의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에서도 불만 비율이 19.3%→28.8%→30.1%→36.6%로 계속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지역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1차(2000년 10월)2차(2001년 1월)3차(2001년 4월)4차(2001년 7월)
서울46.239.439.232.1
인천/경기53.841.838.633.9
부산/경남33.527.124.927.5
대구/경북29.327.928.526.2
광주/전라79.671.067.858.4
대전/충청51.836.942.439.1

김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점(자유응답)으로는 경제문제해결(24.7%), 물가안정(9.8%), 의약분업 및 의료보험(8.7%) 등을 지적했으며 잘하고 있는 점으로는 남북관계 개선(28.9%), IMF사태 극복(4.4%)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6.2%로 ‘잘하고 있다’ 23.3%보다 훨씬 높았다. 이총재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이 줄어든 서울에서 이총재에 대한 지지가 18%에서 25.8%로 많이 높아졌다.

국회에 대한 불신은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 95% 내외의 응답자가 지속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국회에 대한 불만은 응답자 특성에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모두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0명 중 7명 꼴인 68.5%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해 1차 조사 때의 59.2%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15.6%, 민주당 14.0%, 자민련 1.3%였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지난해 10월 21.4%에서 점차 하락하고 있는데 특히 20대 연령층과 호남지역에서의 지지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경제…"경제정책 수립-운용 잘못" 82%▼

개인적인 경제상황은 개선된 사람이 다소 늘었으나 빈부격차는 여전히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후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줄지 않고 있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좋지 않다’는 응답이 67.1%로 ‘좋다’는 응답(32.7%)보다 여전히 훨씬 많지만 1월 2차 조사 이후 ‘좋지 않다’는 응답이 조금씩 줄고, ‘좋다’는 응답은 늘어 지난해 10월 1차 조사 이후 처음으로 개인의 경제상황이 ‘좋다’는 사람이 30%를 넘었다. 특히 화이트칼라층(35.6%→46.6%)과 자영업층(25.8%→29.5%)의 경제상황은 개선된 반면 블루칼라층(28.4%→28.0%)의 경제상황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1%가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 및 운용에 대해서는 81.7%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정부정책에 대해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제문제로는 36%가 물가안정을, 28.6%가 실업 및 일자리 문제를 꼽았으며 빈부격차 해소(12.8%), 경제성장(10.8%), 구조조정(7.1% )이 뒤를 이었다. 3개월 전에 비해서는 실업 및 일자리 문제에 대한 지적이 줄고(35.4%→28.6%), 물가안정에 대한 지적이 늘었다(30.7%→36.0%). 주부들은 절반 가량(46.1%)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6개월 후의 물가전망에서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77.6%가 6개월 후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변함 없을 것(17%)이라거나 내려갈 것(3.5%)이라는 응답은 10명 중 2명꼴이었다.

한편 6개월 후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절반을 넘는 55%였지만 좋아질 것(23.2%)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19.6%)이라는 응답보다는 많았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해 10월 53.2%에서 올해 1월 35.1%, 4월 30.7%로 계속 줄었고 대신 변함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27.8%→38.3%→44.5%→55.0%로 늘어났다.


▼삶의 질…"살기좋다" 34% 긍정 답변 늘어▼

삶의 질과 관련된 기본적 요소인 치안, 여가, 의료, 복지 등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다만 지난해 10월 1차 조사 이후 올해 4월 3차 조사 때까지 증가추세를 보이던 불만 비율이 이번 조사에서는 다소 줄어들었다. 이들 요소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것들이지만 증가추세를 보이던 부정적 평가가 다소 줄어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제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다소 줄어든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가 살기 좋은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3명 중 2명꼴(66%)로 좋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살기 좋다는 응답이 33.8%로 3개월 전에 비해 11.7%포인트 늘어 지난해 10월 조사 이후 처음으로 긍정적 응답이 30%를 넘었다.

삶의 질과 관련된 요소인 여가, 치안, 의료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다소 줄었다.

여가 및 취미생활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응답이 60.8%로 3개월 전보다 6.3%포인트 줄었고 치안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각각 73%, 75.9%로 5%포인트 정도 줄었다.


그러나 세금에 비해 복지수준이 낮다는 응답은 84%로 3개월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삶의 질을 결정짓는 기본적 요소들에 대한 불만 비율이 줄어들면서 3개월 전에 50%를 넘었던 이민가고 싶다는 반응은 40.8%로 10%포인트 가량 줄었다. 그러나 20, 30대의 젊은층에서는 여전히 50% 이상이 이민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민가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줄어든 것은 최근 대중매체에서 늘어나는 이민에 대한 부작용 및 역이민에 대한 보도가 많았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어난 사건이나 이슈 중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자유응답)으로는 언론사 세무조사(6.5%), 정치권의 정쟁(5.3%), 경제악화(4.6%), 의약분업(3.9%), 노조파업(3.6%), 물가상승(3.1%) 등이 많이 지적됐다.

<나선미 동아미디어연구소 전문위원>sunny6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