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경찰관들은 경찰 홈페이지에 소속과 이름을 공개하고 10일 파면된 부산 금정경찰서 차재복(車載馥·37) 경사에 대한 구명과 경찰개혁을 요구하는 집단행동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11일 경찰청과 부산경찰청, 부산 금정경찰서 등 경찰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경찰 수뇌부를 비난하는 경찰관들의 글이 수백건씩 올랐다.
금정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경기경찰’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비간부 경찰들아. 일어서자. 바른말 했다고 잘라버리다니 총궐기하자. IP(인터넷 정보제공자) 주소를 추적 당할 것도 알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부산경찰청 홈페이지 ‘열린 광장’에 소속과 실명을 밝힌 L순경은 “차돌이(파면 당한 차경사 필명)에 대한 징계는 재고돼야 한다. 이 글도 선동한다고 감찰 조사를 받을까봐 겁나고 무섭지만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관들의 반발은 전국으로 번져 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차경사 파면과 관련한 글이 150여건 올랐다. 소속을 밝힌 J경찰관은 “경찰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조직이 바르게 변해 가도록 충언을 한 차경사를 파면한 우리 조직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밤에 우는 새’라는 ID의 네티즌은 “경찰은 차돌이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니라 경찰 동료 전부를 잃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징계와 관련한 위법부당한 사항은 소청심사 청구 등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구제받을 수 있으므로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경찰관 등 네티즌 100명이 11일 오전 개설한 ‘차경사 파면 문제’에 대한 토론방을 삭제했다.
차경사는 2월부터 100여 차례에 걸쳐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와 경남도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 검찰의 경찰에 대한 직무감찰을 비판하고 동료 경찰관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 등에 항의하는 글을 올려 명령불복종 등의 이유로 파면됐다.
<최호원기자·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