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서울 공기 탁해지고 물은 맑아졌다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53분


서울의 소음 및 대기는 해마다 나빠지고 있으나 한강 수질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 증가로 인한 도로변 소음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환경 지수를 정리한 ‘2001년 서울의 환경백서’를 12일 내놓았다.

▽서울의 대기〓서울시가 이산화질소(NO2), 오존(O3), 미세먼지, 아황산가스(SO2) 등 4종의 지난해 대기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도봉구 번동이 오염도가 심한 상위권에 두 번이나 포함됐다.

차량 배출가스가 주원인인 이산화질소의 오염도 조사결과 번동(0.044ppm)은 이화동(0.046ppm)에 이어 오염도 2위를 기록했다. 번동에 이어 남가좌동(0.043ppm)이 3위를 차지했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변에 인접한 지역의 오염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 특히 이화동 번동 남가좌동의 오염도 수치는 모두 서울시의 이산화질소 허용기준치(0.04ppm)를 초과했다. 서울의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98년 0.030ppm에서 99년 0.032ppm, 지난해 0.035ppm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번동은 스모그의 원인 물질이 되는 미세먼지의 지난해 오염도 조사에서는 90㎍/㎥로 1위를 차지했다. 번동에 이어 면목동(82㎍/㎥), 대치동(78㎍/㎥) 순이었다. 이 수치는 서울시 기준치(60㎍/㎥)를 모두 초과하는 것. 미세먼지의 경우 99년 66㎍/㎥에서 지난해 65㎍/㎥로 약간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서울시 기준치를 넘었다.

대기 중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가 태양에너지에 의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오존의 농도도 99년 0.016ppm에서 지난해 0.017ppm으로 오염도가 증가했다. 지난 한해 오존의 평균 오염도가 가장 높은 곳은 관악산(0.027ppm) 상계동(0.024ppm) 불광동 방학동(0.022ppm) 순이었다.

그러나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화석연료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99년 0.007ppm에서 지난해 0.006ppm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소음〓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소음공해는 차량 증가에 의한 교통소음이다.

도로변의 녹지, 주거지와 상업, 준공업 지역의 소음도는 지난해 각각 70데시벨㏈, 72㏈로 99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모두 환경기준치인 65㏈, 70㏈을 여전히 초과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로변이 아닌 일반지역의 녹지, 전용주거지의 소음도 역시 53㏈로 환경기준치(50㏈)를 넘어섰다.

▽한강 수질〓한강 수질은 점차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대표적 수질오염지표인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변화추이로 볼 때 잠실지점의 경우 지난해 1.5㎎/ℓ로 99년 1.9㎎/ℓ, 98년 2.2㎎/ℓ에 비해 차츰 수질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244만여대에 달하는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85.4%를 차지하면서 오존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증가하는 등 오염형태가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천연가스 버스 보급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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