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들은 다닐 학원이라도 많지만 지방 학생들은 그럴 형편도 못돼 불리해요. 입시정보도 훨씬 뒤지지요.”(강원 P고 K양)
올 1학기 수시모집에서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여러 과목의 지식을 동원해야 풀 수 있는 통합교과적 심층면접과 시사문제를 가장 어렵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가운데 8명은 고교간 학력격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10.9%의 학생이 심층면접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 교육팀이 중앙입시교육연구원(총력테스트)과 공동으로 경희대 한양대 중앙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5개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고교 3년 수험생 274명(남자 41.6%, 여자 58.4%)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어떻게 준비했나〓‘수시모집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55.8%가 ‘혼자서’라고 응답했다. 25.5%가 ‘학교에서 도와줬다’, 13.1%가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다’, 5.5%가 ‘학원수강’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이 지원한 대학 수가 1개인 경우는 30.3%, 2개 28.1%, 4개 21.5%, 3개 20.1%로 나타나 58.4%가 1, 2개 대학을 골라 ‘소신 지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심층면접 어떠했나〓수험생들은 심층면접이 당락을 가를 정도로 변별력이 있었다(65.7%)고 평가했으며 ‘변별력이 없었다’는 대답은 20.8%에 그쳤다.
실제 심층면접에서 당락이 뒤바뀐 합격자가 고려대 45.8%, 연세대 20.7%, 서강대 49.1%, 한양대 49.6%, 성균관대 35.3% 등이었다.
심층면접에 대비해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 과외를 받은 학생은 10.9%였고 이들 가운데 66.7%는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지필고사 난이도에 대한 반응은 ‘어려웠다’(53.3%) ‘보통’(33.6%) ‘쉬웠다’(8.4%) 순이었다. 수험생은 문제 형식이 생소(61.3%)하고 주관식 문제(20.6%)가 많으며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18.1%) 어렵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층면접에서 통합교과적 문제(37.6%) 시사문제(32.8%) 영어독해(15.7%) 그룹토론(11.3%) 등의 순으로 까다로웠다고 응답했다.
▽비용 얼마나 들었나〓심층면접을 위한 사교육비는 10만∼20만원이 53.1%로 가장 많았다.
20만∼30만원 6.3%, 30만∼40만원 12.5%, 50만∼100만원 21.9% 등이었고 100만∼200만원도 6.3%를 차지했다. 또 수시모집을 위해 원서대 등으로 지출한 돈은 5만원 이하 4.4%, 5만∼10만원 33.2%, 10만∼15만원 19.7%, 15만원 이상이 42.7%로 나타났다.
▽고교간 학력차 있나〓87.6%는 고교간 학력차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교간 학력차에 따라 학생부 등에 가중치를 주는 고교 등급화에 대해서는 찬성(40.9%) 반대(43.1%) 의견이 팽팽했다. 응답자의 59.1%가 수시모집 합격생으로 인해 고교의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졌다고 대답했으며 내년 입학 전까지 대학 공부를 준비(68.6%)하거나 특기적성(13.5%) 취미생활(8.4%)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